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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번역/지문/진지

당신을 위한 약속

도서관알바 2017. 9. 5.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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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만난 여자애.

단 1주일의 일이었지만, 나에게는 정말 소중한 일.

그녀와의 추억은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어.



───다시 한번 그녀를 만나고 싶다.



어쩐지. 정말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행동으로 옮기지 않으면 평생 그녀를 만나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어려서부터 참아왔던 떼를 한꺼번에 써버리듯 "고등 학생이 되면 자취를 하고 싶다."라고, 울면서 부탁했다.

내 필사적인 부탁에 부모님도 져주셔서"생활비는 스스로 벌어라."라는 조건으로 자취를 허가받았다.


그리고 오늘 나는 오토노키자카 학원에 입학한다.







...삣


...삐삣


...삐삐삐삣



"으응."



...삐삐삐삣


·삐삐 삐삐삐삣




"시끄럽네. 정말."





"······."





벌떡




"아! 오늘부터 학교!"



어제는 여러 가지 감정이 끓어서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 했다.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는 건 그렇게 약한 사람이 아닌데 하마터면 다시 잠을 잘 뻔했다.

입학 첫날부터 지각하는 건 역시 곤란하다.




씻고 우유를 마시고, 머리를 빗고, 둘로 묶었다.

학교 가는 최소한의 준비를 마친 뒤 시계를 보니 이제 학교에 갈 시간.


"위험할지도."



전날에 챙겨둔 가방을 잡고 현관으로 향한다.


───사실은 일찍 일어나서 우동이라도 만들까 하고 생각했는데 입학식 중에 배고프면 어쩌지.



현관으로 향하던 발을 주방으로 돌리고, 어제 산 초콜릿을 2,3개 잡아 가방에 넣고 다시 현관으로 향했다.







오토노키자카 학원은 오랜 전통의 여고.

우리가 어릴 때는 인기가 있던 고등학교였었는데.

요즘은 입학하는 학생이 해마다 줄어들고 있어, 곧 폐교가 되지 않을까 하는 소문도 있다.


하지만 근처에 좋은 고등학교가 없다고 하니

이곳에서 자란 아이들은 그냥 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러니까, 혹시 그녀가 돌아온다면 이곳에 입학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물론 근거는 없다. 하지만 왠지 여기에 오고 싶었다.



교문을 지나서 신발장으로 향했더니 반 명단이 붙어 있었다.

엄청난 인파 때문에 자신의 이름밖에 확인할 수 없었다.



───사실 에리치가 있는지 찾고 싶었지만..



하지만 여기 있으면 부딪히게 되어버려서

일찌감치 물러나 자신의 반으로 향했다.




아침 조회의 10분 전이 되면 역시 좌석은 거의 차 있었다.

그렇지만 한 곳, 빈자리가 있다.

창가 앞에서 2번째 자리. 새로운 반의 좌석 배정은 이름순이다.

라는 것은 이름의 순서가 빠른 사람이라는 것이다.



───아야세 에리.



무의식중에 그 이름이 떠올랐지만, 고개를 저었다.

여기까지 감을 믿고 와 버렸지만, 사실 정말 그녀를 만날 수 있을지는 몰랐다.

아직 일본에 돌아오지 않았을지도 모르고 돌아왔다고 해도 여기가 아닌 곳에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아주 조금의 희망을 가지고 나는 여기 있다.


별로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고 있었지만 현실이 눈앞에 보인 것으로

그녀를 만나지 못 했을 때를 생각해 버린다.


만약 만나지 못한다면 학교에 다닐 기운은 남아 있을까.

하지만 이제 전학은 다니지 않을 테니까 친구는 만들 수 있을 것이고, 그러면 학교도 즐거워 질지도 모른다.

불안에서 만들어진 생각을 키우고 있으니 예비 종이 울렸다.


그리고 그것과 동시에 교실 앞쪽 문에서 선생님이 들어왔다.

예비종과 동시에 들어오다니. 아무래도 선생님도 입학식이라서 기합이 들어가신 모양이다.


또한, 얼마 지나지 않아 교실 뒤편 문이 열리는 소리.


선생님이 오면서 조용해졌던 교실에 메아리치는 문 소리는 교실의 안의 시선을 모았다.


그리고 그 시선의 모인 끝에는...







금실처럼 빛나는 머리를 휘날리며 우아하게 교실로 들어오는 미소녀의 모습이 보였다.





───


──





눈을 깜빡일 수 없었다.

숨을 쉴 수 없었다.

눈을 뗄 수 없었다.





───에리치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지만 한눈에 알 수 있었다.

물론 그녀의 튀는 외모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저 기억하고 있는 게 아니라.

머리에 계속 걸려있던 것이 잡힌 것 같은, 몸속의 혈액이 끓는 듯 온몸에 소름이 끼치는.

뭐라고 표현하면 좋을까.

굳이 표현하자면 감동이라는 말이 가장 가까운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단순한 감동이 아니라.


이제 머릿속은 엉망.


교실 중 아이들의 웅성거림이나 선생님의 화난 목소리를 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너무 멀리 들렸다.



초점도 흐려져, 에리치의 주위가 뿌옇게 보인다.



───나, 얼마나 보고 싶었던 걸까.



스스로 생각해도 부끄럽게 되어 버려, 붉어진 얼굴을 숨기려는 듯이 책상에 웅크렸다.



───꿈이 아니야.



그칠 줄 모르는 심장 소리를 느끼며 에리치를 만난 기쁨을 되새겼다.


어쩌면 아직 에리치는 눈치채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말을 걸면 틀림없이 알아줄 거야.


입학식 내내 먼저 어떻게 말을 걸지 필사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더니 순식간에 입학식이 끝났다.








첫 번째 사람이 자기소개를 마치고 다음 에리치의 차례.

도대체 어떤 자기소개를 할까.


"아야세 에리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교실에 정적이 감돌았다.



"아야세, 그것뿐이야? 더 있을 텐데. 좋아하는 음식이라던가, 취미라든가."


"없습니다."



즉답. 이 순간부터 아야세 에리=미소녀이지만 무서운 사람이라는 공식이 완성되었다.


미인의 진지한 얼굴은 생각보다 무섭다. 분명 무섭지만, 내가 생각한 것은 그런 게 아니고...



───에리치 어, 어떻게 된 거야? 러시아에 가 있는 동안 무슨 일 있었어?


다만, 그저.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 걱정이 되었다.




그리고 나의 자기소개 차례.

처음엔 자기소개로 알아주지 않을까, 하는 달콤한 생각을 했었는데.

아까의 일 때문에 그런 경솔한 생각을 할 수가 없다.


"토죠 노조미입니다. 점이 취미입니다.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쉬는 시간에 부담 없이 말을 걸어 주세요. 잘 부탁드립니다."


순간 에리치의 어깨가 흔들린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이쪽을 봐주지 않았다.

뒤돌아 보지도 않는다는 건 역시 충격이다.


그리고 학급 전원의 소개가 끝났다.




쉬는 시간이 되니 그녀는 바로 교실에서 나갔다.


내 소개를 듣고 점을 해 달라는 아이들이 왔지만 "미안, 내일 점쳐 줄게."하고 거절을 한 후 자리를 떴다.

입학식 시간을 다 써서 생각했지만, 아직 뭐라고 말을 걸지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몸이 마음대로 그녀의 뒤를 쫓고 있었다.





그녀는 상당히 걷는 속도가 빠른 것인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조금 뒤에 쉬는 시간이 끝나는데.



───서둘러야 해.



주위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복도를 달려간다.


그러자 계단을 내려가는 도중에 그녀를 발견했다.



"아, 저!"



갑자기 말을 거니, 깜짝 놀라면서 돌아보며 그녀.

어릴 때 아끼던 구슬과 꼭 닮은 눈동자는 조금의 슬픔을 포함한 눈동자가 되어 버렸다.



───처음 만났던 때를 떠올리게 돼.



"내게 무슨 일?"



차가운 반응의 그녀.

어쩌면 완전히 나와의 일 따위 잊어버렸는지도 모르고.

만약 알고 있다고 해도 이건 옛날처럼 대하고 싶지 않다는 의사 표시 한 것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하면 무심코 표정이 무너져버린다.

하지만, 역시 그녀 앞에서 웃고 있고 싶다.


───그러니까, 나는 에리치를 위해 약속한다.


절대로 다시 순진한 미소로 웃을 수 있도록 만들 거고

에리치 앞에서 나는 웃고 있을 거야.


그러기 위해서, 나는 과거를 없던 것으로 한다.


그녀가 예전에 나와 만나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지금의 나로서

다시 처음부터 관계를 맺어 고치면 된다. 이렇게, 그것뿐이야.

또 처음부터 시작하면 될 거야.


"내는 토죠 노조미!"


이쪽으로 돌아오기 전에 살던 곳은 칸사이 지방이었다.

제대로 된 관서 사투리가 되기 전에 이쪽으로 왔으니, 어정쩡한 사투리이고,

단 한 마디이지만.

이건 내 온 마음을 담은 말로...



───어린 시절의 일은 없던 일로 해도 좋구마. 그렇지만 다시 한번 내와 친구가 되어줘야겠데이?



라는 내의 감정을 담고 있어.

알기 어렵고, 번거로울지도 모르지만.

지금의 에리치에게는 이렇게 하는 것이 제일이라고 생각했어.




그럼 에리치. 우리들의 추억 다시 한번 만들어 주겠제?









잊혀진 약속(忘れられた約束)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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