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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rack3 『블루베리 트레인』



 [코토리]

 "아아-! 시간 안에 못 하겠어!"


 [마키]

 "너 정말! 괜찮다고 했잖아!"


 [호노카]

 "코토리쨩, 파이팅이야!"


 그래서, 이렇게 된 셈이다.

 어느정도 곡의 이미지가 굳어지기 전엔 의상 제작에는 들어가지 않는다.

 그러면 작업 개시는 필연적으로 느려지기 마련. 게다가 작업 내용도 굉장히 많다.

 덧붙여 말하자면 지금은 시험 기간이다. 남은 시간은 적다.


 길게 떠들었지만, 우리말에는 이런 상황들을 한 마디로 짧게 나타내는 뛰어난 말이 있다.

 '큰일 났다'는 것이다.


 [코토리]

 "모양은 전의 것을 그대로 쓰고, 디자인은 써먹을 수 있다면 쓰고

 소재 선택이랑 최종안을 내는 건 건너 뛰고…… 아아아아아아!"


 전에 본 적 없을 정도로 코토리가 지저귀고 있다. 미안하지만 솔직히 재밌다.

 

 [우미]

 "코토리, 진정해요! 모두 돕는다면 괜찮을 거에요!

 그, 그래요! 외국으로 가는 거에요! 그러면 시차로 시간을 벌 수 있어요!"


 [에리]

 "하라쇼, 우미! 블라디보스토크로 갈 여권을 챙겨 올게!"


 [마키]

 "저기, 혹시 바보야?"


 [호노카]

 "마키쨩, 선배라구."


 [노조미]

 "에리치, 안 된데이. 블라디보스토크는 일본보다 더 시간이 빠르데이!"


 [하나요]

 "거기 갈 거야?!"


 [린]

 "음, 대체 무슨 뜻이야?"


 [니코]

 "일본이랑 외국은 시간이 다르다고."


 [린]

 "바보 취급하지 말라냐-! 아무리 린이라도 그런 거짓말에는 안 속는다구!"


 내가 보기엔 이 중 진짜 바보가 두세명 있지만 이름은 말하지 않는다.

 어쨌든 이 상황을 어떻게든 타개해야 한다.


 [니코]

 "초조해 해도 어쩔 수 없어. 그렇지 않아?"


 [코토리]

 "그치만, 그치만! 대체 어쩌면 좋을까……"


 [니코]

 "할 일은 정해져 있어.

 그걸 위해서 최선을 다해 생각하고 실천하면 되는 거야. 그치, 하나요?"


 [하나요]

 "아, 네, 넵!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셋이라면."


 [코토리]

 "셋?"


 [하나요]

 "니코쨩이랑, 나도야."


 [코토리]

 "……그래도 그건 안 돼. 두 사람도 시험 공부는 해야 하잖아."


 [하나요]

 "그건 코토리쨩도 마찬가지잖아?"


 [코토리]

 "그건 그렇지만……"


 [우미]

 "저도 할 수 있는 건 도울게요!"


 [하나요]

 "아냐, 세 명이면 충분해."


 [우미]

 "일손은 많은 편이……"


 [니코]

 "너희한테는 너희 할 일이 있잖아.

 빨리 곡을 완성시키지 않으면 연습도 못 할 거야."


 [마키]

 "그건 그래."


 [우미]

 "뭐, 그렇죠…… 알겠습니다."


 [호노카]

 "자, 자! 나는 다른 작업 도울게!"


 [니코]

 "네가 할 일은 체형 유지야! 예전이랑 똑같은 사이즈로 빼야 하니까,

 앞으로는 그럴 여유도 없어!"


 [호노카]

 "쿠궁-!"


 [에리]

 "그래, 모두 의상 관련된 건 저 셋에게 맡기도록 하자."


 [노조미]

 "익숙한 사람만 하는 게 효율도 좋을 테니, 우리는 손 떼는 게 좋겠데이."


 [니코]

 "그래. 린! 너한텐 특별한 일을 맡길게."


 [린]

 "뭔데 뭔데?"


 [니코]

 "닥터 페퍼를 사 오도록 해! 자, 어서!"


 [린]

 "뭐어-?!"


 여담은 그쯤 하고.

 우리 셋은 가정실로 움직였다. 작전을 세워서 문제에 대처해야 한다.


 [니코]

 "그래서, 어디까지 된 거야?"


 [코토리]

 "디자인 안이 몇가지…… 거기까지입니다……"


 책상에 스케치를 펼친다.

 디자인 안이라고는 하지만 세부적인 부분까지 세밀히 그려져서 마치 설계도같다.

 이거라면 이대로 제작에 들어간다.


 [니코]

 "어느게 좋은 것 같아?"


 [하나요]

 "나는…… 이거, 이거로 할까."


 하나요가 가리킨 건 프릴 장식이 특징인 아라비아 풍의 투피스였다.

 배가 그대로 드러난 대담한 디자인이다.

 

 [니코]

 "추워 보여……"


 이번 라이브는 거리 라이브다.

 방학 중에 학교에서 해 봤자 소용 없다는 점에서 그리 되었다.


 [하나요]

 "그럼 이걸로 할까?"


 [니코]

 "아니, 괜찮아. 하나요는 이게 좋다고 했지. 코토리는 어떻게 생각해?"


 [코토리]

 "나는 모두가 마음에 들어 한다면 그걸로 괜찮아."


 [니코]

 "그럼 아라비안으로 하자."


 [코토리]

 "응…… 둘 다 미안해. 이렇게 도움 받고……"


 코토리는 고개를 숙이고 움츠러들고 있다.


 [니코]

 "혼자 짊어지려 하지 마. 의상 만드는 일이 가장 인력이 필요한 일이니까."


 [하나요]

 "맞아. 우리 모두의 일이니 도우는 게 당연해."


 [코토리]

 "그래, 고마워……"


 그리고 앞으로의 작업 과정에 대해 의논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코토리가 이런저런 방법을 제안하면 내가 동의할 뿐이다.

 코토리가 옷에 대해선 가장 잘 아니까, 코토리의 말이 옳다.

 중요한 건, 쉼 없이 결정해 나가는 것이다.

 고민과 선택의 순간을 헤쳐 나간다면 이야기는 빨라지는 것이다.


 방침이 정해져서 실제 작업에 들어가게 되었다.

 우선 필요한 것을 사야 한다.

 우린 거리로 뛰쳐나왔다.


 [코토리]

 "이 가게에서 거의 필요한 걸 사."


 코토리가 물건을 사는 수예용품점이다.

 점원도 구면인 듯 서로 인사를 나눈다.


 나와 하나요는 코토리가 지정한 옷감과 소품을 찾았다.

 그 새에도 코토리는 몇 가지의 옷감을 적당히 골라서 점원과 치수에 대한 상담을 하고 있다.


 [코토리]

 "이 단의 폭을…… 이 정도로, 여기는 112 정도가 좋으려나……"


 [하나요]

 "대단하네, 코토리쨩. 꼭 프로 같아."


 [니코]

 "그건 그래. 남아 있어서 다행이다, 멋대로 이야기했던 건데……"


 나는 발견한 옷감을 코토리에게 가져갔다.


 [니코]

 "이거면 될까?"


 [니코]

 "아, 응. 거기 둬."


 [점원]

 "저기, 멤버 늘어난 거야?"


 [코토리]

 "네? 아뇨, 안 늘었어요."


 [점원]

 "아, 그래, 평소보다 많이 사는 것 같아서."


 [코토리]

 "아, 아뇨, 이번에는 옷감이 많이 드는 디자인이라서요……"


 어머, 라고 생각했다.

 스케치를 보면 오히려 우미가 불평할 것 같을 정도로 옷감이 적었지만.

 뭐, 코토리가 말한다면 그런 것이겠지. 프릴같은 것도 있고.


 [점원]

 "이쪽도 이런 거면 될까? 이런 걸로."


 [코토리]

 "네, 이걸로 부탁드립니다." 


 구입이 끝나고 우리는 되돌아오는 길을 걷기 시작하였다.

 학교에서 나왔을 때는 환했지만 지금은 해가 지고 있었다.


 [니코]

 "옷감은 생각보다 무겁고 부피도 크구나……"


 [하나요]

 "항상 코토리쨩한테 맡겨서 미안해……"


 [코토리]

 "아냐, 좋아서 하는 일이니까 힘들다고 생각한 적 없어."


 깜짝 놀랐다.

 항상 다부지지 못하고 흐느적거리는 주제에 멋진 말을 한다.

 의외로 이런 아이가 가장 대담한 걸지도 모른다.


 [하나요]

 "좋아하니까 힘들지 않아…… 그런가, 그런 거구나."


 하나요도 뭔가 생각하는 바가 있는 것 같다.

 입으로 내진 않지만, 역시 지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말해줄 것은 그런 게 아니다.


 언제나 한결같은 이 후배들이 어쩐지 너무나 사랑스러워져서,

 나는 두 사람의 어깨를 끌어안았다.


 [니코]

 "생은 짧으니, 사랑하라 소녀여." (역주: 곤돌라의 노래(ゴンドラの唄)라는 노래의 가사. https://www.youtube.com/watch?v=E-lyoQkA9i8)


 낡은 노래다. 먼 옛날의. 그래도 지금의 우리에게는 딱이라는 생각이 든다.


 [니코]

 "깨끗한 입술이 바랜 사이에……"


 하늘이 블루베리 색으로 깊히 내려앉는다.

 곤돌라는 흔들리면서, 천천히, 천천히 앞으로 나아간다. 



 Track3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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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rack4 『Cutie panther』 



 [린]

 "…………"


 [니코]

 "좀, 언제까지 삐져 있을 건데?"


 닥터 페퍼 심부름을 시키고 내버려둔 뒤로,

 린은 완전히 기분이 상해 있었다.


 [마키]

 "니코쨩 때문이니까 어떻게든 하란 말야."


 [우미]

 "그래요, 이대로는 연습에 집중할 수가 없어요."


 비난으로 떠들썩하다. 그건 그럴 일이다.

 마지막 라이브가 코앞인 이 시점에 이렇게 사이가 틀어졌다.

 보통 그런 건 이야기 초반에 끝마칠 내용이다.


 사실, 나는 닥터 페퍼따위 먹고 싶지도 않았다.

 다만 나는, 외국 드라마에 자주 나오는-

 회사의 보스가 부하 직원에게 차례로 지시를 날리다가, 마지막으로 비서에게는 콜라와 아스피린을 시키는-

 -그런 장면이 따라해보고 싶었을 뿐이다.


 그 결과가 이것이다.


 [니코]

 "저기, 린~ 여기좀 봐. 자, 니코니코니-"


 [린]

 "린을 바보 취급하지 마."


 말 걸 틈도 없다.


 [마키]

 "뭔가 재롱이라도 피워 봐, 재밌는 걸로."


 붉은 머리를 돌돌 감으며 무책임한 말을 내뱉는다.


 [니코]

 "………아- ……재규어-!" (역주: 이 아래로 나오는 니코가 흉내내는 상징물들은 전부 고양잇과 동물들 모양.)


 나는 고급 차의 엠블럼 모양을 따라했다.


 [린]

 "…………"


 [마키]

 "뭐야 그게, 재밌는 거 해 보라고 했잖아."


 [니코]

 "으으윽……"


 이 녀석, 전혀 상관 없는 주제에 멋대로 말하다니…….

 어쨌든 여기서 물러설 수는 없다.

 내게도 오기는 있다.


 [니코]

 "……푸조-!"


 아까와 엇비슷한 포즈를 취한다.


 [우미]

 "푸훗."


 우미는 웃겼다.


 [마키]

 "똑같잖아!"


 [니코]

 "퓨-마!"


 대략 비슷한 포즈를 취한다.


 [우미]

 "으후훗! 너, 너무해요."


 우미에게는 대인기다.


 [마키]

 "다른것 좀 해!"


 [니코]

 "라이언즈 맨션."


 [우미]

 "으훗-! 쿡쿡…… 흐휴……"


 [마키]

 "전부 똑같…… 쿡, 똑같잖아!"


 [니코]

 "지금 웃었다!"


 [마키]

 "……안 웃었어!"


 [니코]

 "웃- 었어, 마키쨩의 웃음, 잘 봤습니다!"


 [마키]

 "시끄러! 그보다 원래 목적 까먹은 거 아냐?"


 [니코]

 "앗."


 린은 날 외면하고 있었다.


 [니코]

 "안, 안 봐줬어……"


 [우미]

 "우훗, 흐흣, 자 린, 좀 봐 주세요. 푸훗, 재밌다구요."


 [마키]

 "그런가……"


 [니코]

 "웃었던 주제에."


 [마키]

 "아냐, 너, 너무 집요하니까……!"


 마키의 아무래도 상관 없을 자존심에는 상관 않고, 끝까지 듣지 않고 등을 돌렸다.


 [마키]

 "대놓고 무시하지 마!"


 [니코]

 "그렇지, 너희도 뭘 좀 해 봐! 나만 망신주려는 생각이야?"


 [마키]

 "엇, 그게……"

 

 [우미]

 "저, 저희랑은 상관 없으니……"


 [니코]

 "상관 없어……? 진심으로 하는 말이야?"


 나는 연극을 할 때 처럼 표정을 지었다.


 [니코]

 "우리는 어떤 역경이라도 아홉 명이서 힘을 합쳐 뛰어 넘어왔잖아!

 그게 전부 거짓이었단 거야?!"


 [우미]

 "그, 그건 그렇지만……"


 [마키]

 "으으."


 우미는 그럴듯한 말로 쉽게 속일 수 있고,

 마키는 기세만으로 넘길 수 있다.

 귀여운 녀석들이다.


 [우미]

 "알겠습니다. 린이 기분을 풀지 않는다면 곤란한 건 우리입니다."


 [마키]

 "아, 정말…… 진짜 할 셈이야……?"


 [니코]

 "자, 누구?! 누구부터 할 거야?!"


 두 사람은 이따금 얼굴을 마주보고, 우물쭈물하고 있다.


 [니코]

 "먼저 하는 게 덜 상처받을지도 몰라."


 [마키]

 "어쨌든 상처받는 거잖아……"


 [우미]

 "그럼, 갑니다……"


 [마키]

 "엇, 기다려!"


 [우미]

 "먼저 하시려고요?"


 [마키]

 "으읏…… 아니, 괜, 괜찮아."


 [우미]

 "그럼……"


 우미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우미]

 "저는 포커 페이스가 특기입니다. 어떤 일을 당해도 표정을 바꾸지 않지요."


 [니코]

 "재규어-!"


 [우미]

 "푸훕"


 [니코]

 "…………"


 [마키]

 "…………"


 우미는 다시 앉았다.


 [우미]

 "끝입니다."


 [니코]

 "으, 말도 안 돼……"


 [마키]

 "……최악이야-"


 [우미]

 "마키는 이렇게 되지 않도록 힘내세요……"


 [마키]

 "으…… 조, 좋아. 간다."


 마키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마키]

 "……해피- 턴-!"


 휙 돌아서 마치 비상구 같은 포즈를 취한다.

 의미를 잘 모르겠다.


 마키는 2초도 포즈를 유지하지 못하고 무너졌다.

 귀까지 붉히며 책상에 엎드렸다.


 [니코]

 "마키쨩, 린이 안 봤잖아! 한 번 더 하란 말야, 한 번 더!"


 [마키]

 "이젠 싫어!"


 [우미]

 "이젠 대체 뭔가요, 이거……"


 우린 최선을 다했지만 그래도 린의 기분은 풀리지 않았다.


 [니코]

 "그래, 린. 이번 곡은 네가 돋보이게 만들어 줄게!"


 [마키]

 "뭐? 좀 이상한 짓좀 하지 마."


 [니코]

 "자, 이런 건 어때, 솔직하지 못하고 있.었.어~?"


 귀여운 냥냥 포즈를 취하며, 몸을 구불구불 꼬았다.


 [마키]

 "또 재규어잖아! 그만좀 해!"


 [니코]

 "고양이야!"


 [린]

 "이젠 됐어. 미안해."


 마침내 린이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린]

 "미안해, 나 별로 화 안 났어."


 [니코]

 "엇, 린? 저기, 괜찮……"


 린의 앞으로 돌아가 들여다 보니, 눈물이 맺혀 있는 것이 보였다.

 나는 초조해졌다.


 [니코]

 "앗, 잠깐, 그 정도야?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린]

 "아냐, 그런 게 아니야. 괜찮으니까……"


 결국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니코]

 "괜찮지 않잖아! 엇, 왜 그래? 저기, 린……"


 나는 린 옆에 앉아서 등을 쓰다듬어 주며 말한다.


 [린]

 "미안해…… 흐극, 린은 그저…… 모두와 함께…… 흑,

 즐겁게 지내고 싶었을, 뿐, 이었는데……"


 [니코]

 "이미 즐겁게 지내고 있잖아? 괜찮은 거야? 린……"


 [린]

 "모두랑…… 주스 마시며, 수다 떨고, 의상도, 만들고……"


 역시 그 때 그 일로 그러는 것이다.

 우린 필요한 물건을 사는 게 늦어져서, 학교에 돌아왔을 때는 이미 모두 해산한 뒤였다.

 가정실에는 캔 주스가 네 개, 그대로 놓여져 있었다.


 [니코]

 "그렇구나, 응…… 오늘도 이 이후에 의상 만들 거야. 린도 같이 하자."


 [린]

 "조금이라도 오래……, 함께……. 그치만, 그치만 니코쨩은 이제 곧……"


 [니코]

 "아……"


 아, 뭐지.

 나는 저버린 것이다.

 곧 헤어질 친구들과 조금이라도 오래 함께 있고 싶다는,

 그런 자그마한 소원을 저버린 것이다.


 [니코]

 "린, 미안해, 린……"


 나는 일어서서 린의 머리를 껴안았다.

 눈물이 맺히는 것을 필사적으로 참았다.

 

 내게 울 권리 따윈 없다.


 린의 눈물을, 그저 받아들일 뿐.



 Track4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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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rack5 『Music S.T.A.R.T!!』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