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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 정점에 선 자



1

에리 「설마......아지트가 습격당할 줄이야」

「...........탄 흔적, 이네」

에리 「응?」

「잠깐 볼 일이 생겼으니까, 난 별도로 행동을 하겠어」

에리 「그렇다면 나도━━」 

「아니, 에리는 남은 보옥을 찾아줘」

「여기는 나에게 맡겨 두라고」

에리 「......조심해」

「그래」


ーーー 

ーー 


2

ーーーー병원


호노카 「배고파아........」

니코 「먹은 지 얼마나 됐다고..... 좀 참아!」

호노카 「에-」

마키 「......참 속 편하게 사네」

호노카 「마키쨩?」

마키 「우리들이 왜 이런 곳에 있는지 알기나 한거야?」

호노카 「잘 몰라!」

마키 「너 때문이잖아!」


3

마키 「전투에서 이긴 것까진 좋지만, 그 후 네가 상태가 안 좋아져서 일부러 근처 병원까지 같이 온 거잖아」 꾸욱꾸욱

호노카 「아, 아흐으다구우.....」 

하나요 「마키쨩, 그 정도만 하고 참아」

하나요 「호노카쨩도 좋아서 이렇게 된게 아니니까.....」 

호노카 「우우우........하나요쨩」 꼬옥

하나요 「와왓!?」

마키 「거기! 하나요! 호노카가 응석부리는 거 받아주지 말라구!」

하나요 「에에엣!?」

호노카 「하나요쨩.......」 글썽글썽

마키 「하나요!」

하나요 「누, 누가 좀 도와줘요오오오오오!!!」

니코 「너희들 병원에서 소란피지 말라고!!!!」


4

린 「시끄럽다냐-.........」 뾰로통

니코 「너도 환자도 아니면서 침대를 점령하고 있지 말라고!」

린 「후아암..... 오늘도 니코쨩은 참 기운차네」

니코 「지금 놀리는 거!? 원래부터 너는━━」 

하나요 「저, 저기!」

린 「카요찡! 왜 그래? 배고파?」

하나요 「에?」

호노카 「좋았어! 그럼 뭐 좀 먹으러 가자!」

니코 「얘기 좀 들으라구!!」


5

호노카 「그것보다, 왜 그래? 하나요쨩?」

하나요 「어, 그러니까, 우리들 이제부터 무슨 일을 해야지 해서....」

마키 「무슨 일을 하겠어... 지금은 그냥 여기서 대기할 수밖엔 없지 않아?」

니코 「부(副)리더는 기사단에 넘겼고, 여왕님에겐 일어난 일들을 보고서에 적어서 보냈어」

니코 「그러니까, 마키쨩 말대로 여기서 대기할 수밖엔 없다구」

호노카 「으-응....... 그래도 괜찮을까?」

니코 「괜찮구말구, 뭐라고 하면 전부 니 책임으로 돌릴테니깐」

호노카 「너무해!?」


6

마키 「정말이지, 언제까지 장난만 치고 있을거야!」

마키 「일단은 지금은 눈앞에 있는 문제부터 생각해봐!」

린 「그치만, 호노카쨩이 다 나을 때까진 아무것도 못한다냐-」

호노카 「우.....」

마키 「그 호노카가 지금 문제야.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 거 말고는, 다른 이상한 데는 없는 거 같고」

마키 「이건 능력의 후유증이야.....? 아니면 적의 능력......?」

마키 「아아! 정말 이럴 때 마마가 있었으면!」

마키엄마 「네-에, 불렀어?」

마키 「우에에!?」


7

호노카 「당신은......」

마키엄마 「모두 건강하게 지냈어?」

마키 「어, 어쩨서 마마가 지금 여기에 있는 거야!?」

마키엄마 「응-....... 조금 신경쓰이는 일이 있어서 말이지」

마키엄마 「코사카양」

호노카 「네!」

마키엄마 「몸이 불로 변했었다고 들었는데 진짜니?」

호노카 「.....네」


8

마키 「.......설마」

마키엄마 「그래. 보고서를 보고 서둘러서 왔어」

마키엄마 「코사카양, 지금 그 능력을 발동시켜보라고 하면, 할 수 있니?」

호노카 「.......죄송해요. 아마 못 할 거예요」

호노카 「그때는......어떻게 발동시켰는지 생각이 잘 안 나요」

마키엄마 「그렇구나-......뭐 어쩔 수 없겠네. 그럼」


9

마키엄마 「일단 말해둘 건, 코사카양의 몸이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는 건, 능력의 후유증 같은 거니 걱정하지마렴」

마키엄마 「몸이 불로 변했을 때의 감각이 남아있는 탓으로, 뇌가 자신의 몸을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 뿐」

마키엄마 「적당히 뛰어다니다 보면 나을 걸?」

호노카 「다행이다.....」

마키엄마 「.......그리고 또 한가지 이야기 할 게 있어」

마키 「이야기......?」

마키엄마 「그래.....《능력》에 대해서」

호노카 「!」

니코 「..........」


10

마키엄마 「본래, 《능력》이란 건 인간이 감당하기엔 너무 큰 힘이야」

마키엄마 「약한 육체에 그런 게 들어와 버리면, 우선 틀림없이 몸이 부셔져 버리겠지」

마키 「.......신체 능력의 향상」 중얼

마키엄마 「후후, 정답」

린 「에? 무슨 말?」

마키엄마 「그릇이 너무 약해서 담을 수 없다면, 그 그릇을 강하게 만들면 되는 거야」

마키엄마 「그러니까, 능력자의 육체는 강화되는 거야. 능력이 강하면, 강할수록」

마키엄마 「거기에 계속해서 새로운 기술을 익혀나가니깐...」

마키 「...... 결국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 빨리 결론을 말해줘!」

마키엄마 「참, 성격도 급해선. 누굴 닮아서 저런지」 휴

마키엄마 「너희들의 능력에는, 한 단계 더 위의 것이 있다는 거야」

하나요 「위?.......」


11

마키엄마 「그래, 너희들이 평소에 사용하는 능력은 근원에 있는 능력의 편린(片鱗)에 지나지 않아」

호노카 「그럼......」

마키엄마 「응. 알겠지?」

마키엄마 「축하해. 코사카 호노카양. 너는 문(扉)을 여는 데 성공 한 거야」

마키 「!」

호노카 「문(扉)........?」

마키엄마 「그래. 육체를 불꽃으로 화(化)한다...... 그것이 네가 가지는 본래의 《능력》」

마키엄마 「뭐, 우연히 그렇게 된 거 같긴 하지만, 문(扉)을 열었단 사실은 틀림없어」

마키엄마 「사실대로 말하자면, 그 경지까지 도달한 사람은 거의 없어」

마키엄마 「오랜만에 놀랬지 뭐야」


12

마키엄마 「그럼 나는 슬슬 돌아가 볼게」

마키엄마 「다음 보옥이 발견될 때까지, 천천히 수행이나 하면서 기다려줘」

호노카 「저, 저기, 도적단으로부터 되찾은 보옥은.....」

마키엄마 「왕도에 전부 놔두는 것도 위험할 수 있으니까, 너희들에게 맡겨둘게」

호노카 「엣..」

마키엄마 「그럼 다음에 봐~」

철컥

린 「...... 폭풍같은 사람이야」

하나요 「여튼, 호노카쨩한테 별 탈은 없는 거 같아 다행이야」

니코 「뭐, 들은 대로 천천히 수행이나 하면서 기다리자구」

마키 「......그래」


13

또깍또깍또깍

마키엄마 (몸을 불로 바꾼다....라)

마키엄마 (단 한 사람, 지금까지 단 한 사람, 똑같은 능력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 있었지)

마키엄마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마키를 포함한 모두의 능력, 그리고 사신)

마키엄마 (......내 예상이 맞다면, 이것도 운명, 이라고 불러야 할지도 모르겠네)

마키엄마 (힘내렴. 모두들)


14

ーーーー밤


휘이이잉

하나요 「..........」

린 「카요찡? 무슨 일이야. 이런 시간에」

하나요 「아, 린쨩.....」

하나요 「........조금, 잠이 안 와서」

린 「.......안쥬쨩 때문에?」

하나요 「.......에헤헤, 역시 린쨩, 들켜버렸네......」

린 「옛날부터 쭉 함께 지냈잖아. 카요찡이 생각하는 건 뭐든 다 안다구」


15

하나요 「......묘지, 결국 세워주지 못했어」

린 「어쩔 수 없어. 시신은 먼저 보낼 수밖에 없었으니까」

린 「......분명, 여왕님이 정성을 다해 세워 주실 거야」

하나요 「응.......그래, 그렇겠지」

린 「돌아가면, 꼭 찾아가자」

하나요 「........응」


16

하나요 「저기, 린쨩」

린 「왜 그래?」

하나요 「나도.....죽어버리는 걸까?」

린 「에.....?」

하나요 「아직도, 전투가 벌어지면 다리가 웅크려져버려」

하나요 「무섭고, 도망치고 싶고」

하나요 「그치만, 그런 짓하면 반드시 후회하게 될테니까.....라고」

하나요 「미안해. 이런 말해버려서」

하나요 「이제 그만 자러 가━━」 

꼬오옥


17

하나요 「에?」

린 「걱정할 거 없어」

린 「카요찡은, 린이 반드시 지켜줄 테니까」

하나요 「린.....쨩......」

린 「자, 그런 슬픈 표정 짓지 말고 웃자?」

린 「카요찡은 웃는 얼굴이 더 어울려」 방긋

하나요 「......고마워. 린쨩」


ーーー 

ーー 


18

호노카 「완전부활!」

린 「해냈다냐-!」

니코 「나흘 만에 완치......라. 뭐, 정말 아무일도 없어서 다행이긴 해」

호노카 「저기저기, 모두 초원 쪽으로 가보자」

하나요 「저, 저... 나은지도 얼마 안됐으니 아직 마을 밖으로는 나가지 않는 게.....」

호노카 「그치만 그치만, 쭈욱 병원에만 있어서 심심했는걸!」

호노카 「모두들 놀자!」

마키 「이럴 거면 일주일 정도 더 쓰러져 있었던 게 좋았던 거 아니야?」

호노카 「왜 그렇게 심한 말만 하는 거야!?」


19

호노카 「응?응? 마키쨩. 같이 노올자」

마키 「싫다구. 어린 애도 아니고」

호노카 「......혹시 마키쨩. 무서운 거지?」

마키 「하아!?」

린 「호노카쨩. 그렇게 놀리면 불쌍하잖아」

린 「마키쨩은 공주님처럼 자라서 술래잡기도 해본 적 없으니까」 싱긋

하나요 (린쨩.....)

마키 「읏.......뭐, 무슨 말 하는 거야! 그 정도 쯤 다 해봤어!」

마키 「날 무시했다 이거지? 그럼 나의 달리기 실력을 보여주겠어!」

호노카 「성공!」

호노카 「그럼 자 빨리 가자!」

니코 (니코한테는 물어도 안 보는 거네....하아)


20

솨아아아아아

호노카 「응-! 바람이 참 좋아!」

마키 「그래서, 일단 누가 술래가 되는 거야?」

니코 「아무나 하면 되지 않아?」

린 「(뭐라뭐라하면서도 다들 진심인가 봐)」 

하나요 「(에헤헤, 마키쨩이랑 모두들도 놀고 싶었던 거야)」

호노카 「어-쩔-까-」

호노카 「좋-아. 가위바위보로 정하자!」


「아니 그럴 필욘 없어」


호노카 「에?」


21

마키 「누구야? 너」

호노카 「마키쨩. 그렇게 묻는 건 실례야」

「아아, 미안. 자기소개를 안 했네」

츠바사 「나는 츠바사. 키라 츠바사」

츠바사 「친구가 신세를 진 모양인거 같던데」


22

호노카 「츠바사.....씨?」

츠바사 「응. 잘부탁해」

호노카 「네. 잘 부탁해━━」 

니코 「물러서! 호노카!」

호노카 「에?」

니코 「친구가 신세를 졌다......라는 건, 너는.....」

마키 「......도적단」

츠바사 「정답」 방긋


23

니코 「.....마키쨩이랑 하나요는 후방지원, 호노카랑 린은 조금 쳐져서 둘을 보호해」

호노카 「니코쨩......?」

니코 「이 녀석이 조직을 공격당한 것에 대해 반격하러 온 거라면, 우리들이 어느 정도 힘을 가지고 있는지 대충은 알고 있다는 거야」

니코 「그런데도 혼자서 왔다는 건..... 일단 틀림없이, 《능력자》라는 거지」

호노카 「!」

니코 「그러니까, 우선 니코가 탐색전을 펼칠게」

호노카 「하지만.....」

니코 「빨리 움직여!」

호노카 「!」 타다다닷


24

츠바사 「너무 뒤로 물린 거 아니야?」

니코 「흥, 이 정도가 딱 좋다구」

츠바사 「가까이 있으면 범위능력을 썼을 때 삼켜질 위험이 있으니까.....일려나?」

니코 「.........」

츠바사 「뭐. 그걸로 됐어」

츠바사 「일 대 일 쪽이 더 불타오르니까」


25

니코 「.......니가 두목인 거지?」

츠바사 「맞아」

니코 「.......그럼, 엄청 세단 말이네」

츠바사 「물론」

니코 「그래, 그렇다면.....」

니코 「빨리 승부를 끝내 버리자구!」

니코 「『눈속이기(目暗まし)』!」 


허를 찌르는 선제공격으로, 심연의 어둠이 츠바사의 주위를 감싼다.


26

니코 (시각을 뺏었어.......이 사이에!)


아무리 강자라 할지라도, 갑자기 시야를 잃게 되면 혼란이 생기게 마련.

대처방법으로 예상되는 것은 이쪽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능력》을 발동시키든지, 아니면 어둠의 범위로부터 도망치는 것.

그러므로, 잘만하면 상대의 능력을 파악하는 것이 가능하다.....아니 상대에게 치명상을 줄 수 있을 지도 모른다.

물론, 니코는 츠바사를 얕잡아 보는 것이 아니었다.

그러기는커녕, 자신보다 훨씬 강한 상대임을 상정하고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상은 빗나갔다.

츠바사의 강함을, 너무 과소평가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27

니코 「에.......?」


눈에 비친 것은 맑고 푸른 하늘.

츠바사에게 접근하려 달려 나갔던 몸은, 어째서인지 공중에 떠있었다.


니코 「뭣......우욱!」


시간차를 두고 찾아온 무딘 아픔이 복부를 덮친다.

그리고 이제야, 자신이 맞아서 날려진 것임을 이해했다. 


니코 「뭐━━」 

호노카 「니코쨩! 앞이야!」


호노카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눈앞을 보니, 바로 앞에 손을 번쩍 쳐든 츠바사의 모습이 있었다.


츠바사 「일단 한 명」


쿵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내려 찍은 수도(手刀)가 니코의 몸에 박히고, 격렬한 굉음을 내면서 몸을 지면으로 내려쳐 버린다.


28

호노카 「거짓말.......」


벌렁 나자빠진 채로 쓰러져, 꿈쩍도 움직이지 않는 니코를 보며 아연실색한다.

호노카에게 보였던 것은, 암흑의 공간에서부터 날려져온 니코를 츠바사가 눈 깜짝할 사이에 격침해 버리는 광경.

상대는, 우리들보다 압도적으로 강하다.


린 「호노카쨩! 가자!」

호노카 「윽.......응! 하나요쨩, 마키쨩, 지원 부탁해!」


저 적을 두 사람에게 접근시켜서는 안 된다.

즉시 마음을 가다듬고, 호노카와 린 두 사람이 츠바사가 있는 방향으로 달려나간다.


29

린 「하아아아아아아!!」


기세 좋게 오른 주먹을 츠바사를 향해 내지른다.


츠바사 「늦어!」

린 「윽!?」


그러나, 주먹이 츠바사를 때리는 닿는 일은 없었다.

츠바사의 왼손이, 뻗어오던 오른 팔을 잡아버린 것이다.


린 「그럴━━」 

호노카 「윽!?」


빙글도는 묘한 부유감과 함께 신체가 휘둘려 지는가 싶더니, 조금 뒤에서 접근하던 호노카와 충돌한다.


린 「......앗!」

호노카 「큭!」


충돌과 동시에 잡혔던 손이 놓아지며, 두 사람은 원심력에 의해 날아가 같이 땅바닥을 구르게 되었다. 


30

하나요 「린쨩!? 호노카쨩!?」

마키 「하나요! 한 눈 팔면 안돼!」

마키 「얼어버려! 《단죄하는 극빙의 숨결(戒めよ極氷の息吹)》[블리자드・섀클]!」 


불어 닥치는 극북(極北)의 눈보라가 회오리가 되어 츠바사에게 달려든다.

맹렬하게 다가오는 자연의 위협을 앞에 두고도, 츠바사의 미소는 무너지지 않는다.


츠바사 「하아아아아아앗!」


회오리를 향해 질러진 주먹이 폭풍을 일으켜, 마키의 기술을 집어 삼켜, 그대로 사라지게 만든다.


마키「윽...... 《반짝이는 결정의 창(煌めく氷晶の槍)》[프리즘・랜스]!」

하나요 「 《박쇄의 덩굴(縛鎖の蔓)》[바인 바인드]!」


츠바사 「너무 약해!」 


31

쏘아지는 무수의 창을 한손으로 튕겨내면서, 신체를 붙잡으려는 덩굴을 팔로 한 번 털어내어 찢어버린다.

걸음을 멈추게 하기는커녕, 늦추는 것조차 불가능했다.

마키 「있을 수 없어.......」

츠바사 「아니. 있을 수 있는데」

마키 「욱!?」

츠바사 「두 명째」


날카롭게 날려진 발차기가 가슴을 파헤치고, 큰 포물선을 그리며 공중으로 날려진 마키의 몸은 그대로 지면으로 내동댕이쳐졌다.


하나요 「아......아......」

츠바사 「흠.......별로 싸음에 익숙하지 않은 거 같네?」

츠바사 「안심해. 조금 아플 뿐이니까」


32

꽈악하고 주먹을 지는 츠바사를 앞에 두고도, 하나요는 다리를 움직일 수 없었다.

무엇을 하더라도 무의미하다는 절망감에, 몸이 움직여주지 않게 된 것이다.


린 「카요찡에게서 떨어져어어어어어어어어어!!!」


노성과 함께 내찌르는 발차기를, 츠바사는 가볍게 잡아버린다.


츠바사 「그렇게 누군가를 지키려하는 마음, 싫어하진 않아」

츠바사 「그러나, 그럴거면 조금은 생각하는 편이 좋아」


린 「우앗!?」


잡은 다리를 상하로 크게 흔들어, 그대로 지면에 박아버린다.


33

호노카 「그렇게 두진 않아!」


뒤따라오던 호노카가, 린에게 주먹을 꽂아 넣으려 하는 츠바사의 배후를 노린다.


호노카 「하아아아아아아! 염(炎)! 권(拳)!」


활활거리며 타오르는 주먹


호노카 「히트 스트라이크으으으으으으으으으읏!!!!」


에레나를 쓰러트렸던 필살기.

그 주먹에 모든 힘을 쏟아, 내지른다.


꽈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격렬한 폭음이 열기가 주위를 지배한다.

그것은, 츠바사를 쓰러뜨리기 위한 유일한 희망.


호노카 「......거, 짓말」


하지만, 츠바사는 쓰러지지 않았다.

호노카의 주먹은, 츠바사에게 가볍게 잡혀져 버린 것이었다.


34

호노카 「왜...... 어.....째서.......」

츠바사 「충격을 발경(発勁)*으로 없애버렸다」   (역주 : 중국무술의 기술 중 하나. 기를 집중시켜 접촉면에 발산시킴)


혼신의 일격이 막혀버리자, 호노카의 몸에서 힘이 빠져버린다.


츠바사 「불꽃.......이라. 그렇단 말은 니가 에레나를 쓰러뜨린 거지?」

츠바사 「이정도라면 에레나가 쓰러질 일은 없다고 생각하는데.......혹시 뭔가 숨기고 있어?」

츠바사 「그렇다면, 빨리 보여줬으면 좋겠는데」

호노카 「......윽」

츠바사 「.......그래, 보여줄 생각은 없나보네」

츠바사 「그럼, 이제 그만 퇴장해 줬으면 해」

호노카 「커억..........!」


깊숙이 복부를 파고든 주먹을 거두어들이자, 호노카의 몸은 무너져내린다.


35

하나요 「호, 호노카.....쨩.....」

츠바사 「너도, 싸울 생각이 없으면 이제 그만 자」

하나요 「큭!?」


얼굴을 달리는 격통

코에서 흐르는 뜨거운 감촉과 동시에, 하나요도 지면에 쓰러져버렸다.


린 「윽......카요, 찡.......」

츠바사 「그럼, 남은 건 너 한 명이네」

츠바사 「모두, 생각했던 것 보다 싱거웠지만, 넌 재밌어 보여서 마지막까지 남겨뒀어」

츠바사 「자, 계속해볼까」


36

린 「우......우아아!」


발에 힘을 주어, 전력으로 지면을 찬다.

하나요에게 한 것처럼 얼굴을 때려버리려고 했던 주먹은 방금 전과 같이 막혀버려, 역으로 얼굴을 맞아버렸다.


린 「욱......아아아아!」


맞으면서도 필사적으로 오른쪽 다리를 뻗어, 강하게 츠바사를 차버리려고 했으나, 카운터를 당해 복부에 발차기가 꽂힌다.


츠바사 「좋아, 어디 한 번 계속 발버둥 쳐 보라고!」

린 「윽!」


37

거리를 두고 크게 뒤로 물러서는 린.

그러나, 그 움직임은 물론 츠바사에게 파악되어 있었다.


츠바사 「그런 큰 빈틈......때려달라고 말하고 있는 거나 다름없다고!」

린 「『배리어ー!』」 


앞으로 내민 린의 손 앞에 나타난 것은, 보이지 않는 대기의 벽.

하지만, 그런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이 명백했다.


츠바사 「하아아아아아!」


하나요「《형극의 성새(荊棘の城塞)》[존・프로텍션]!」 


린과 츠바사의 사이에서 나타난 것은 가시나무의 벽.

린을 지키는 듯이, 나타난 그 벽은, 츠바사의 공격을 아주 조금 지연시켜, 린이 발붙일 틈을 만들어 주는데 성공했다.


38

린 「으, 하아.....하아......」


털썩, 하며 충격에 주저앉아버리는 린.

직격은 모면했지만, 방금 전의 공방으로 이미 만신창의였다.


츠바사 「아직 의식이 있었을 줄이야」


그러나, 츠바사로 부터 이어지는 공격은 오지 않았다.

츠바사의 주의는 두 사람의 싸움에 끼어든 자에게 향해있었다.


츠바사 「이 이상 싸움에 물을 끼얹는 건 재미없으니까, 먼저 마무리를 지어버릴까」


린 「윽!」


하나요가 있는 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하는 츠바사의 다리를 허우적거리며 잡는 린.

그런 린의 머리를, 돌맹이처럼 차 버린다.


39

린 「욱.........!」

츠바사 「.......이것 좀 놔줄래?」


린 「싫어........카요찡을 죽게 하진 않을 거야........!!」


츠바사 「그래......알았어」

츠바사 「움직이지 못하는 상대를 괴롭히는 건 내 취미가 아니지만」

츠바사 「너부터 먼저 죽여줄게!」


츠바사는 조금 아쉬운 듯 눈을 가늘게 하며, 살의가 담긴 주먹을 린에게로 내려친다.

그리고, 그 주먹은, 엉망진창이 된 린의 신체를 뚫━━━━ 

덥썩


40

잡혀버린 주먹.

린을 죽음으로 인도할 것이었던 일격이, 눈앞에서 막아졌다는 사실에 처음으로 츠바사에게 동요의 감정이 생긴다.


츠바사 「뭐......라고......」




린 「........린이 죽으면, 그 다음엔 카요찡이 죽을 거야」


약속했으니까.


린 「그러니까.....린도 절대 죽지 않앗!」


그녀를 지키기로 약속했으니까.


린 「카요찡을 죽지 않게 하기 위해.....」


그리고, 린이 죽으면, 슬퍼할 거니까.


린 「카요찡을 지키는 린을 죽지 않게 하기 위해.....」


그러니까, 절대로.


린 「린은........너를 쓰러뜨린닷!!」 




휘잉 하며 갑자기 일어난 폭풍이, 두 사람을, 그리고 그 일대를 집어삼킨다.

 

『지키고 싶다』라는 일념이, 한 소녀의 문(扉)을 열어 재꼈다.


41

츠바사 「이것은......」


폭풍과 함께 등장한 것은, 세 마리의 고양이.

적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인지, 영맹(獰猛)한 눈으로 츠바사를 쏘아보고 있었다.


린 「.......가자!」


꾹하고 지면을 박찬 린이 츠바사가 있는 쪽으로 달려나간다.

방금 전 전투와 비교해서 별로 달라진 게 없는 모습에 조금 실망하며, 여기로 향해 날아오는 팔을 잡으려고 손을 뻗는━━━━


린 「『가속장치!』」 


찰나에 간격을 좁힌 린의 속도에 대응하지 못하고, 허공을 휘젓는 손.

고개를 돌려, 닥쳐오는 오른손 스트레이트를 아슬아슬하게 피한다.


42

츠바사 「......재밌어!」


무너지는 자세로 주먹을 지른 후, 뒤로 점프하여 거리를 두려 하는 것이 보인다.

능력은 변하더라도 버릇은 변하지 않는다.

그대로 추격을 하기 위해 츠바사는 지면을 강하게 찬다.


린 「『이단점프!』」 


그러나, 츠바사는 다시 한 번 경악하게 된다.

후방으로 점프할 것이었음에 틀림없었을 린이, 공중에서 반전하여 다시 여기로 향해왔기 때문이다.


츠바사 「그렇다면......뭐!?」


덥썩, 하며 신체를 물어 뜯기는 고통.

소환된 고양이가, 다리를 물어 뜯어버린 것이었다.

상처는 가벼웠다.

그러나, 불어 닥치는 폭풍이 더해져, 츠바사의 반응이 약간 늦어지게 되었다.


린 「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있는 힘껏 내질러진 오른손 스트레이트가, 츠바사의 얼굴을 후벼 판다.


43

린 「하아......하아.....」

츠바사 「윽......하핫!」

린 「윽!?」

츠바사 「역시 내 눈은 틀리지 않았어. 얼굴을 맞다니 정말 오랜만이야」

츠바사 「게다가, 이렇게 가슴 뛰는 싸움을 할 줄이야」

츠바사 「감사의 뜻으로, 진심으로 상대해주겠어」

츠바사 「쉽게는 부서지지 말라구!」


오싹, 하고 등에 달리는 오한에 뒤로 피한다.

린을 지키기 위해 한 마리의 고양이가 츠바사의 발밑을 덮친다.


츠바사 「후후, 완전 카마이타치(鎌鼬)*네」   (역주 : 낫처럼 생긴 손톱을 가지고 순식간에 다리를 베어버린다는 괴수)


촤악, 하고 날카로운 수도(手刀)에 갈라져 버린 고양이는, 안개가 되어 공기 속으로 사라졌다.  


44

힘으로는 이길 수 없다.

그렇게 깨달은 린은 속도로 승부를 보려 한다.


린 「하앗!」


『가속장치!』는 공기를 솟아나오게 하여, 그 추진력으로 몸을 이동시켜 고속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

『이단점프!』는 발밑에 공기를 고정시켜, 발판을 만드는 기술.

거기에 린이 가지고 있는 운동신경이 더해지고, 소환된 고양이가 서포트를 하는 포진이다.

츠바사의 공격을 피하여, 일격을 가하고 즉시 이탈한다.

얼핏 보기에는 밀어붙이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그것으로는 전혀 츠바사에게 데미지를 줄 수 없었다.

그러기는커녕, 한 순간이라도 집중력이 끊기면, 바로 목이 쳐질 것이 자명했다.


45

하지만, 츠바사도 역시 공격할 방도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

바람을 몸에 두르고 공격해오는 린의 움직임은 전혀 파악되지 않았다.

공격을 하면 슬쩍 피해져, 반격을 당하는 상황이 계속되었다.

그러나, 점차 힘의 균형은 무너지고 있었다.


츠바사 「거기!」

린 「윽!」


촤악, 하고 두 마리 째 고양이가 베어 갈라졌다.

점점 자신의 움직임에 익숙해진 츠바사를 보며 린은 초조함을 느꼈다.

린의 힘으로는, 지금의 츠바사에게 데미지를 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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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 「!」


그 순간, 린의 시야는 어떤 것을 포착했다.

이 수밖엔 없다. 이 괴물을 이기기 위해서는.


린 「『가속장치!』」


신체를 최대한으로 가속시켜, 츠바사에게 덮쳐든다.

자세를 낮추어, 반응하기 어려운 아래쪽에서 어퍼컷을 쳐올린다.


츠바사 「이 정도로!」


그러나 맞지 않는다.

회피를 하며 날리는 다리후리기를 점프로 피한다.


츠바사 「잡았닷!」

린 「『이단점프!』」 


공기를 밟고, 공중으로 뛴다.

따라올테면 따라와봐. 그런 도발을 하는 듯한 행동에, 츠바사는 미소짓는다.


츠바사 「잡았다고 말했을 텐데!」


푹, 하고 지면이 꺼질 정도로 강하게 박차, 린을 쫓아 츠바사는 공중으로 몸을 날린다. 


47

린 「『이단점프!』」


다시 한 번 방향을 전환하려고 하는 린을 보며, 츠바사는 예상했다는 듯 또 다시 미소를 짓는다.


츠바사 「거깃!」


츠바사가 손을 털면, 그것이 충격파가 되어 린의 발밑━━━━고정되어 있던 공기를 파괴한다. 


린 「윽!?」


츠바사 「후후, 잡-았-다」


갑작스럽게 벌어진 일이라 반응을 할 수 없었다.

린에게는 더 이상 공격해오는 츠바사를 막을 수단이 존재하지 않았다.


푸우욱

린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츠바사가 내지른 손이, 린의 몸을 뚫었다. 


48

츠바사 「부끄러워할 필요 없어」

츠바사 「너는 나를 이렇게 까지 고전시켰으니까, 자랑스럽게 생각해도 돼」


패자에 대한 위로가 아니다.

츠바사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린 「......후훗」

츠바사 「......왜 웃는 거지?」


그렇기 때문에, 그녀는 알 수 없었다.

린의 웃음의 의미를.

이미 승리를 확신해버린 그녀에게는.


린 「잡-았-다」

츠바사 「윽!?」


49

츠바사의 시야가 위화감을 느낀다.

바람을 타고 오르는 흙먼지에 방해를 받으면서 위화감의 정체를 살펴보았을 때, 그곳엔 있어야 할 어떤 것이 없었다.

그렇다. 쓰러져 있어야할, 코사카 호노카의 모습이.


호노카 「하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츠바사 「위!?」


고양이에게 견인되어, 하늘 위로부터 엄청난 스피드로 낙하해오는 호노카.

허나, 설령 알아차렸다 할지라도 아무 의미도 없었다.

아무리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공중에서는 몸을 제대로 움직일 수 없으니까.


호노카 「열공(裂空)! 폭쇄(爆砕)!」  


전신에 남은 모든 에너지를 끌어 모아, 오른손에 담는다. 

그리고, 마치 하나의 운석이 된 듯 몸을 불태워, 그 주먹을, 내리꽂는다!


호노카 「슈티이이이이이이이잉! 스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50

쿠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귀를 찢을 듯한 폭음과 함께, 주변 일대가 초토화된다.

주먹을 아슬아슬하게 왼손으로 가드한 츠바사는, 발 디딜 곳도 없이, 그대로 업화의 불꽃과 함께 지면으로 때려 박혔다.


호노카 「윽......하.......린쨩........괜찮.........아?」

린 「........이제, 무리일지도......」

호노카 「아, 하하....... 그럼, 빨리 병원으로......」


척!


호노카 「......에?」


츠바사 「큭........ 꽤 하잖아」


그곳에는, 쓰러뜨렸을 것임에 분명했던 츠바사가 서있었다.



51

호노카 「말도.....안돼.....」

린 「......괴물.....이다냐」


전신전령(全身全霊)을 담은 혼신의 일격을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일어서는 츠바사를 보고, 호노카는 아연실색한다.

에너지는 모두 써버렸다. 몸은 지쳐서 손가락 하나도 움직이지 않았다.

더 이상 이길 수 있는 수단은........


츠바사 「.......그런 표정 하지 않아도 돼. 너희들의 승리야」

호노카 「에.......?」 

츠바사 「정말이지. 도대체 얼마만인지. 한 쪽 팔을 못 쓸 정도까지 된 건」

츠바사 「널 너무 얕잡아 봤어. 이름을 가르쳐 주지 않겠어?」

호노카 「......코사카, 호노카」

츠바사 「호노카.....라, 너는?」

린 「......안 가르쳐줘」

츠바사 「후후, 미운털 단단히 박혔나보네」


52

츠바사 「그럼 나는 돌아갈 테니까. 살아있게 된다면 다시 만나자구」

호노카 「기, 기다려.....」

츠바사 「왜?」

호노카 「어째서, 눈 감아 주는거야?」

츠바사 「.......눈 감아 준 게 아니야. 한쪽 팔이 부러졌다는 건, 나에게 있어선 패배와 같은 거야」

츠바사 「나는 더욱 강해질 수 있어」

츠바사 「다음에 싸울 때는 10배는 더 강해져 올 테니까, 기대하고 있어」

호노카 「하, 하하......」

츠바사 「그럼 이만」

사사사사삭


53

호노카 「......가버렸어」

린 「호노카쨩.....그런 거, 보다.....」

호노카 「응.......빨리, 모두를 구해야지.....」

린 「지금 움직일 수 있는 건 호노카 뿐이니까, 제대로 좀 해줘.......」

호노카 「아니......그게, 아까 전 껄로 힘을 다 써버린 것 같아서......」

린 「도, 도움이.......안 된다냐......」

호노카 「너, 무해.......린쨩......」

풀썩


10여 분 후, 폭발 소리를 듣고 달려온 기사들에 의해, 호노카 일행들은 전원 병원으로 옮겨졌다. 


/ 제8화 끝